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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 All That Terp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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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1-08 10:47 조회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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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중진교수를 찾아서)   All That Terpene
모교응용생물화학부 교수 김수언(농화학71)
 
올해로 강단에 서신지가 만 30년이 되는군요.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전공인 천연물생합성분야를 가르치기 위해서 강단에 섰습니다. 처음 부임을 했던 때만 해도 연구시설이 열악하고 연구비도 적을 뿐더러 인프라도 구축되어있지 않아서 고생이 많았지요. 그래도 차츰 과학수준이 향상되면서 정부의 연구지원금도 받아 나름 이 분야에서 개척자 역할을 하였고 역량 있는 학생들도 많이 배출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보니 Terpene [(C₅H₈)n, n≥2]화합물 연구를 25~30년간 거의 지속적으로 한 것 같습니다. 간헐적으로 ‘쪽’의 indigo에 관한 연구도 하였고 최근에는 Terpene으로 화장품의 피부재생과 미백에 관여하는 고급원료인 Bisabolol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bisabolol 연구는 특허를 이미 출원하였고 상업화를 위해 협상 중에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미생물이나 균주를 이용한 Terpene 생합성이 아니라 식물을 이용한 새로운 Terpene 생산 방법을 연구하여 국내특허를 취득하였고 국제특허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Terpene 에 대해 자세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1985년 8월,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귀국해서 무슨 연구를 할까 고민하던 때에 마침 ‘사이언스’저널에 항말라리아 성분 ‘qinghaosu(또는 artemisinin)’에 관한 총설논문이 실렸는데, 생산식물이 알고 보니 한국의 자생식물인 개똥쑥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면 이에 관한 연구를 해보리라 마음을 먹고, 귀국 후 과학재단에 신진연구비를 신청하여 다행히 첫 연구비로 200만원을 지원받아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연구를 5년 정도 할 무렵 식품공학과의 박관화 교수께서 중심이 되어 ‘농업신소재연구센터’가 생겼고 여기에 천연물 생산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팀이 구성되어 ‘박하’ 연구로 참여하여 Terpene연구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또 Sesquiterpene[(C₅H₈)₃]은 식물체의 정유성분으로 주로 존재하고 특히 향신료 중에 많이 있으며 의약품이나 화장품원료로도 이용이 되어 농산업적으로 가치가 큰 분야입니다. 은행추출물인 징콜라이드(ginkgolide)는 혈전제로 주로 쓰이는데 이것은 구조가 아주 복잡한 diterpene화합물이라 당장 생합성연구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ginkgolide의 원료를 공급하는 methylerythritol phosphate (MEP) 경로 효소를 모두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마침 같은 합성경로가 있는 대장균에서 경로 유전자들이 다 밝혀졌기에 가능하였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MEP 경로에 동종효소가 존재하는 것을 최초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MEP 경로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제 연구결과가 많이 인용이 되어 제 연구의 가장 자랑스러운 연구 결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개똥쑥에서 Artemisinin(항말라리아성분) 생합성 유전자를 찾았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이었을 때는 막 분자생물학이 태동하던 시기였고, 제 전공이 생화학과 유기화학이라 분자생물학은 깊이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같이 연구하던 장영진 박사가 분자생물학이 전공이어서 같이 Artemisinin 생합성 유전자를 규명해보자고 과학재단에 연구비지원을 신청했다가 제가 분자생물학이 전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2번이나 탈락 끝에 세 번째에야 겨우 연구비를 받게 되었습니다. 연구제안 중에 해외 학회에 가보니 이미 여러 사람이 연구를 시작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후발 주자였지만 시행착오를 겪은 다른 연구자와 달리 운 좋게도 바로 artemisinin 생합성 유전자를 찾을 수 있어 논문을 단시일에 쓸 수가 있었습니다. 결국 거의 동시에 같은 결과의 논문이 저를 포함하여 세 개가 나왔습니다. 모두 artemisinin 유전자 최초 발견자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최초로 artemisinin 생합성 유전자를 찾았다는 자부심도 있구요. 이 발견은 합성생물학의 중요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효모를 이용하여 상업적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거의 식물에서 추출하는 것과 비슷하게 생산수율이 나옵니다. 안타까운 것은 생산에 관계되는 두 번째 key enzyme을 미국 Keasling 교수 연구실 에서 발견하여 이 특허를 취득한 France 석유회사인 TOTAL에서 artemisinin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쪽’에서 indigo 생합성유전자를 규명하셨다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Indigo연구도 농업생물신소재연구센터의 주제 중에 하나였습니다. 지금은 은퇴하신 최영암 교수께 조직배양을 통해서 ‘쪽(indigo)’을 생산해보자는 아이디어로 조직배양을 했는데 색소가 안 만들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indigo 화학구조에 indole 구조가 있으므로 배양 시 indole을 넣었더니 쪽의 파란색이 아니라 검어졌는데 왜 이렇게 되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색소가 indigo의 isomer인 indirubin색소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Indirubin은 붉은색으로 천연쪽에는 꽤 많이 함유된 색소입니다. 천연 쪽은 파랗게 보이는데 사실은 indirubin의 붉은 색이 파란색에 묻혀서 잘 안 보이는 것뿐 입니다. 그런데 논문을 보다보니 이 indirubin이 백혈병치료제로 사용이 되어서 연구에 더 흥미가 생겨 indirubin 생합성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indirubin의 유도체 합성연구, indole의 생화학적 산화기작 규명실험 등의 연구만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10년 전 쯤에 천연염색연구비를 지원받아 ‘쪽’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는데, 연구결과가 농업에 응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식물이 이차대사를 통하여 자기방어를 하므로, 이 이차대사를 자극하면 그 결과로 indigo 합성이 촉진될 거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하였는데 실제로 재배현장에서 ‘식물면역증강제’를 투여하니 식물에서 쪽 색소의 생산함량이 최대 두 배까지 증가되었습니다. 나주지방 중심으로 쪽이 생산되는데 쪽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합성 색소에 비교한 가격경쟁력이 관건인데 이 방법을 통해서 쪽의 경쟁력이 올라간다면 농가소득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었지요. 이 연구 이후 더 나아가 관련된 유전자들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디고 합성에 관계하는 유전자는 tryptophan 생합성유전자와 유사합니다. 트립토판 생합성에서는 α, β 두 개의 인자가 반드시 만나야 반응이 일어나고 indole을 거쳐 최종적으로 트립토판을 합성합니다. 제가 찾은 인디고 합성 유전자는 α 혼자만으로도 indole을 생산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식물면역증강제를 주면 이 유전자 발현이 높아져서 indigo의 함량이 올라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증거들을 모아서 이 유전자가 분명히 indole, 더 나아가서 indigo 생산과 관계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지요. 합성쪽이 엄청 저가이기는 하지만 천연 쪽의 이점도 분명히 있어 애호가들이 있습니다. 이 연구는 농민들과 애호가들에게 앞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구를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사람관리가 가장 어렵습니다. 연구원이나 관련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장 힘이 들어요. 제가 배운 대로 되도록이면 학생들이나 연구원들에게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 주려고 합니다. 학생들이 연구현장에서는 저보다 더 전문가이기 때문에 요즘은 학생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편입니다.
 
강단에 서시면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일은?
1987년 6.29선언이 있기 직전이었습니다. 그 때가 기말고사 때였는데 기왕에 시험에 관한 공지가 이미 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모두 수원 역전으로 나가서 시국대열에 합류를 해야 하니 시험을 연기해 달라는 겁니다. 당시 저는 교육자로서 학생이 데모를 하더라도 할 일은 해야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시험을 강행하였더니90명 넘는 학생 중에 불과 5~6명이 시험을 보았습니다. 결시자는 당연히 모두 F를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항의하며 농성을 하고 대자보도 붙이고 하였습니다. 당시 제 시험만 그러한 게 아니고 대부분의 기말고사가 파행적으로 행해질 때여서 시험연기를 해 주시는 교수님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많은 안타까움이 있었지요. 결국은 재시험으로 많은 학생들이 결실로 인한 F학점에서는 구제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국과 관련한 학생운동은 그 때가 최고로 심하였고 그 이후로는 시국문제보다는 소소한 학내문제가 학생들의 주요 이슈였던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시다 보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많은 끈기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박사후 과정 중 과제를 하나 맡았는데 당시 지도교수가 내가 이 연구를 하는 세 번째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결국은 나도 완성하지 못하고 나왔는데 5~6년 뒤 논문이 나왔습니다. 거기에 저의 이름도 올라갔구요. 그 논문은 나 이후로도 2~3명이 더 연구를 하여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10년이 걸려서 논문이 나온 셈입니다. 거기에서 저는 이렇게 오랜 세월을 한 가지에 꾸준히 매달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 역시 돌이켜보면 연구비의 제목들은 달랐지만 꾸준히 Terpene 계통의 연구를 계속한 셈입니다. 연구비의 30프로 정도는 원래 연구목적에 사용했고 나머지는 제가 좋아서 하던 연구를 끊이지 않고 하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본래 연구과제와 전혀 관계가 없는 연구는 아니었구요. 논문을 다작한 것은 아니었으나 1개의 주제로 30년을 계속하니 의미 있는 결과도 꽤 있었습니다. 끈기있게 하나의 일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2009년 하와이에 연구년을 다녀온 뒤 좀 여유있게 살아보자며 농대교수들이 주가 된 서예동아리에 들어서 1주일에 한 번 씩 붓글씨를 씁니다. 글을 쓰면 복잡하던 마음도 평정이 되어 많은 도움이 되요.
 
존경하는 분이 있다면 누구신지요?
학창시절 저를 지도하셨던 이춘녕교수님, 박사과정 때 지도교수인 Anderson교수님, 박사후과정 중 연구의 맛을 알게 한 Floss교수님을 존경합니다. 많은 지식도 배웠지만 학문에 접근하는 태도와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는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특히 이 분들은 항상 학생들이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는 점이 저로 하여금 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학창시절하면 떠오르는 것이 항상 데모를 한 장면입니다. 71년 교련반대데모, 72년 유신반대투쟁, 그리고 석사과정 중에는 ‘김상진’열사 사건 등 학교가 조용할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1학년 공릉동 교양과정 때는 막걸리를 받아서 잔디밭에서 마시고 데모대를 따라 나갔던 기억도 나는군요. 안타까운 시절이었지요.
 
후배들이나 제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멀리 보고 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멀리 있는 것을 보고 가야 올바른 길로 갈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더 연구하시고 싶은 것이나 혹은 후배들이 꼭 연구했으면 하는 게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가장 최근에 손을 댄 연구는 후추입니다. 후추는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중요한 향신료입니다. 이 후추의 매운맛 성분인 piperine 생합성연구가 아직 전혀 안되어 있습니다. 제가 제안한 새로운 합성경로에 관여하는 4~5개 효소 유전자를 분리하고 활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가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큰 경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연구는 아니지만 농학을 하는 이에게는 꼭 규명해야 할 과제입니다. 한 제자가 후속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가족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가족보다는 학교일이 먼저였던 것 같아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습니다. 저 나름은 가족들에게 한다고 하였지만 항상 부족했던 것 같군요. 연구에만 매달리고 어쩌면 고지식한 면도 있어서 집사람이 좀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마음 속 첫째 한 사람은 내 집사람이고 그리고 그 다음은 우리 아이들임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끔 묵묵히 가정을 지켜준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이 기회에 전하고 싶습니다.
登樂遊原 李商隱(812~858, 중국 당대 시인)
向晩意不適 날은 저물어 울적한 마음에
驅車登古原 수레를 단박에 몰아 언덕을 오르니
夕陽無限好 그지없는 석양은 더없이 아름답건만
只是黃昏近 다만 아쉬운 것이 곧 어둠이 지척이라네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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