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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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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31 09:38 조회1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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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
식품불신은 불량식품이 아니라 불량지식에 기인한다
상록의 날 특별강연  최낙언(식품공학83)
우리나라 사람은 유난히 식품을 걱정하고 건강에 자신감이 없다. 하우즈 라이프(How’s Life)의 2013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비율이 일본과 함께 최하위였다. OECD 평균 68.7%의 응답자가 자신이 ‘매우 건강하다’ 또는 ‘건강하다’고 답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36.8%만 그렇게 답했다. 미국인은 한국인에 비해 비만인구도 많고, 평균 수명도 짧은데 90% 정도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비해 많은 비교가 된다.
 
사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세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이미 최장수국가의 반열에 도달했다. 장수 국가인 일본 여성의 기대 수명과 차이가 1960년 16.5세에서 2009년 2.6세로 바짝 좁혀졌다. 100년전 평균 수명이 25세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장인 것이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논문을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 태어나는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90.82살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 것으로 예측했고, 프랑스(88.55)가 2위, 일본(88.41)이 3위로 예측했다. 2030년생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도 84.07살로 세계 1위를 예측했다. 오스트레일리아(84.00)가 2위, 스위스(83.95)가 3위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고 스트레스나 자살률 등의 정신건강 관련 지표는 매우 낮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 되었고, 최고의 건강 장수국가가 되었지만 한국인의 삶의 대한 만족도는 낮고, 불안감이 높은 등 여전히 행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안전하고 풍요로운 식품을 먹고 있다. 그 중에 우리나라의 식품 환경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상태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큰 걱정 없이 즐기기에 충분히 안전하다. 그런데 식품에 대해 가장 불안해한다. 어떤 식품이 좋다고 하면 챙겨먹지 못해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어떤 식품이 나쁘다고 하면 그것때문에 내 몸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주변에는 음식과 건강에 관한 온갖 정보는 넘치지만 그 정보를 바르게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지식은 있지만 지혜는 빈곤하여 온갖 소문에 일희일비하기 바쁘다. 음식은 건강에 필수 조건이다. 먹지 않고 살수는 없고, 내 몸에 부족한 성분이 있을 때 그것을 채워주는 음식은 세상에 어떤 명약보다 훌륭한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지금은 영양 과잉의 시대이다. 챙겨 먹은 음식이 별 소용이 없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작용을 하기 쉬운 환경이다. 그런데도 한국인이 생각하는 건강 요소에는 음식이 가장 비중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시류를 잘 반영하는 것이 음식,건강과 관련한 TV 프로그램의 양이다. 세계 어디를 가 봐도 한국보다 음식과 관련된 프로를 이렇게 많이 편성하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언론을 보면 건강이 마치 신흥 종교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수많은 건강전도사들이 맹활약 중이다. 어떤 건강전도사는 너희를 위험에서 구원할 것이라고 불안을 과장하고, 어떤 건강전도사들은 너희를 건강의 동산으로 이끌 것이라면서 효능을 과장한다. 그리고 그 신도들은 혹시나 몸이 아프면 혹시 자신이 어떤 잘못된 것을 먹어서 그런 것인가 불안해하거나, 반대로 어떤 것을 챙겨먹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하고 걱정한다. 하지만 그 어떤 건강전도사도 본인 스스로 건강을 구원받은 사람은 없다. 세상의 어떠한 동물도 영양학의 도움을 받으며 먹을 것 챙겨먹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도 어떤 것을 먹을지를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갈수록 자신이 먹을 것에 대한 판단력을 잃고 있다.
 
이처럼 식품에 관해 온갖 헛소문이 많고, 불안감이 많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식의 파편화에 있는 것 같다. 온갖 정보는 많아지는데 그것을 종합하여 판단할 능력은 오히려 사라진 것이다. 정보의 핵심적인 의미는 '주제' 보다 주제를 연결되는 '사이'에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주제를 검색 시스템은 많아도, 지식을 체계적으로 연결하여 사이의 의미를 밝히는 시스템은 없다. 겉보기에는 완전히 달라 보이는 현상도 그들을 온전히 연결해 보면 '사이'에 숨어 있는 관계를 발견할 수 있고, 같은 패턴이 발견 되고는 한다. 관계를 연결해서 패턴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지식의 온전한 이해가 시작되고 지혜가 발휘되기 시작한다. 지식은 발견보다 연결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모든 전문가 들이 새로운 지식의 발견에만 몰두하지 발견된 지식을 온전히 연결하는데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매일 산더미처럼 늘어나는 지식은 파편화된 상태로 사방에 널부러져 있고,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부질없이 또 연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식품에 있어서 지식의 파편화는 단순히 지식의 활용이 부족하거나 노력의 낭비에 그치지 않고, 단편적인 지식을 건강전도사들이 완전히 엉터리로 짜맞추기 하여 불안을 양산하는데 쓰이는 부작용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만약 지식이 제대로 연결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지식 활용의 근간이 검색에서 매핑으로 영원히 바뀔 것이다. 식품의 이론과 생명의 이론 그리고 의학의 이론이 따로 있지 않고 모두 자연과학의 이론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인데 우리는 세분화하려고만 하지 연결하여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가끔 융합을 말하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수단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없다. 자연의 모든 현상은 겉보기는 복잡해도 본질은 단순하다. 단순함이 서로 엄청나게 많이 연결되어 있어 있을 뿐이다. 이런 연결을 종이로는 도저히 표현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간단한 마인드맵은 종이에 2차원으로 그려지지만 조금만 복잡한 개념을 그려보려면 평면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지식을 파편화 시켜 이해하지 종합적으로 연결하여 이해할 꿈을 꾸지 못했다. 이렇게 IT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도 지식은 여전히 종이의 시대, 2차원의 시대, 파편화의 시대에 머무는 것이다.
 
이런 지식의 맹점을 벗어나려면 검색의 시대를 지나 3차원적 매핑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개별 지식에서 군살을 덜어내고 지식을 그렇게 연결된 지식을 구글맵처럼 확대 축소의 기능을 구현하여 하여 지식의 연결을 확대(세부 연결 보기) 및 축소(상위 개념 보기)와 연결된 지식의 네비게이션 기능을 갖추게 되면 기존의 검색체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지식의 활용성이 너무나 좋아질 것이며, 학문 간의 진입장벽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불량지식의 제거에는 정말 탁월한 기능을 할 것이다. 관련 지식이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연결된 상태라 불량지식은 끼어들 틈이 없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단계별로 연결되어 의미를 구현하기에 논리적 비약이 사라지고, 아니라고 밝혀진 사실을 이용하여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사실 새로운 연구나 다른 지식의 도움이 필요 없이 그런 지식체계를 이용하여 그들이 주장한 모든 내용만 그대로 정리하여도 워낙에 서로 모순적인 내용이 많아서 아무도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식품에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람마다에게 더 좋은 식품이 없는 것도 전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조언은 ‘음식의 섭취량을 늘리지 말라’이지, 어떤 식품이 더 좋고 어떤 식품이 더 나쁘다가 아니다. 그런 조언을 하려면 각자의 여건과 체질에 맞아야 한다. 그런데 각자의 체질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도 모른다. 그리고 그게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음식을 통해 자신의 건강 문제에 도움을 받으려면 정말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여야 하는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음식을 줄이거나 담배나 술을 줄이는 것도 오래 지속하기 힘든데, 특정 음식을 꾸준히 먹어서 몸이 개선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사실 음식에 관해서는 큰 욕심만 안내고 중간만 가겠다는 지혜만 있어도 충분한 것 같기도 하다. 음식의 본질은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원이자 부품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장수촌의 음식이 제각기 다른 것이고 공통점이 없다.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오히려 빈곤과 스트레스이다. 절대적 빈곤은 많이 해결되었으나 상대적 빈곤이 해결되지 않았다.
 
연일 언론에서 쏟아내는 건강정보는 차라리 안 보는 게 좋다. 실제 의미 있는 건강 상식은 즐겁게 적당히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라. 이정도가 전부이다. 나머지 지식은 아무리 화려하고 그럴 듯 해보여도 실제로는 별 의미는 없다.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며, 이사람 말 다르고 저 사람 말 다른 것이고, 설혹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딱 맞는 말이어도 나에게도 맞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여러 이야기나 방법이 있다는 것은 아직 정답이 없다는 뜻이다. 건강식품, 다이어트 방법 같이 말이 많은 것은 관심은 많지만 아직 정답을 찾지 못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세상에 어떠한 권력자도 갑부도 특이한 식습관의 집단도 아직 장수에 성공한 사람은 없다.
 
음식은 건강에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고, 건강은 삶에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그저 적당하면 족한 것들이다. 충분히 괜찮은 정도가 이미 완벽한 정도이며, 더 완벽하려 하는 것보다 나은 상태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요즘은 먹는 즐거움을 방해하는 이상한 훈계와 간섭이 너무 많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먹는 것마저 제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취향에 자신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불량지식으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사실 평생 동안 매일 꼬박꼬박 즐겨도 평생 질리지 않고 즐거울 수밖에 없는 것은 음식밖에 없다. 그런 즐거움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건강전도사들이다. 음식에 집중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의심하고, 이게 가장 나은 선택일까 의심하게 만들어 즐거움을 망친다. 건강전도사 들이야 불행 전도사들인 것이다. 코알라는 편하게 산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저 유칼립투스 잎만 있으면 된다. 인간은 음식에 대하여 너무나 고민이 많다. 시대에 따라 인종에 따라 모두 전혀 다른 식단으로 살아왔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음식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다. 영양 결핍증을 치료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음식은 약이 아니고 먹어야할 대상 일 뿐인데 영양과 효능이 과장된 까닭에 음식에 대해 너무 불안해한다. 음식의 이해는 과학적이고 음식의 소비는 문화적이어야 할텐데, 우리는 항상 음식의 이해는 문화적으로 하고 소비는 과학적으로 하려고 한다. 그러니 항상 흔들리고 말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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