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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과농업 | 한-중 FTA 협상의 주요 내용과 우리 농업의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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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4-08 17:19 조회1,4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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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협상의 주요 내용과 우리 농업의 대응전략
 
임정빈(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한-중 FTA가 2014년 11월 10일 마침내 실질적으로 타결되었다. 2012년 5월 양국통상장관회의에서 공식적으로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14차례의 공식협상 끝에 합의를 본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EU에 이어 중국과의 FTA 협상 타결로 전 세계 3대 거대 경제권과 모두 FTA 협정을 체결한 국가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EU, 중국과 모두 FTA를 맺은 나라는 칠레, 페루에 이어 세 번째다. 앞으로 양국 간 FTA 협정문에 대한 정식 서명이 2015년 상반기 중 이루어지면, 국회비준 절차가 남아 있으나 빠르면 2015년 연내 발효가 예상된다.
한-중 FTA 협상에서 합의된 우리나라 주요 농산물의 시장개방 양허 수준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한-중 FTA의 농산물 개방 수준은 이전에 체결된 한-미, 한-EU 등 다른 FTA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중 양측은 핵심쟁점인 농산물 분야에서 품목군을 ‘일반-민감-초민감품목’ 세 가지로 나누고, 관세철폐에 해당하는 자유화 수준을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에 합의했다. 전체 농산물(1,611개) 중 10년 내 관세가 철폐되는 일반품목은 589개(36.6%), 10년 초과 20년 내 관세철폐 품목인 민감품목은 441개(27.4%), 그리고 양허 제외 등 관세철폐의 예외조치를 적용받는 초민감품목은 581개(36.1%)로 합의되었다. 민감품목과 초민감품목 비중이 63.5%(1,022개)로 우리나라가 기존에 체결한 FTA에 비해 중장기적 관세철폐와 관세철폐 예외 품목이 많다. 특히 초민감품목으로 분류된 농산물 581개 중 548개(94.3%)에 대해 양허 제외, 7개(1.2%) 품목에 대해 TRQ 제공 후 관세철폐 예외, 26개(4.5%) 품목에 대해 관세부분감축으로 합의되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개방 수준을 대폭 낮추었다. 예를 들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 사과, 배, 포도, 감귤 등 과일류, 고추, 마늘, 양파 등 채소류, 인삼 등 특작류 등이 양허 제외되었다. 이로 인해 협정에서 제외된 쌀을 포함하여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축산물의 현행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 전체 농산물 대비 양허 제외 품목 수와 비중(548개, 34%)은 기존 미국(16개, 1.0%), EU(41개, 2.8%), 호주(158개, 10.5%), 캐나다(211개, 14.1%)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한-중 FTA의 농산물 개방 수준이 다른 FTA에 비해 낮은 것은 그만큼 중국이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FTA가 체결되지 않은 지금도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현실을 감안할 때, 아무리 낮은 수준의 개방이라도 한국농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일정 물량의 수입이 무관세로 허용되는 대두, 참깨, 팥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된다. 이들 품목들은 이미 UR 농업협상 결과에 따라 WTO 협정이행 차원에서 낮은 관세로 일정 물량이 중국으로부터 많이 수입되는 품목들이다. 한-중 FTA에서 품목별 현행관세가 유지되나 일정 물량이 무관세로 수입 허용되는 관세할당(TRQ) 품목은 대두(10천 톤), 참깨(24천 톤), 고구마전분(5천 톤), 팥(3천 톤), 기타 사료(38천 톤), 맥아(5천 톤) 등 7개다. 또한 관세가 부분적으로 감축되는 김치, 당면, 조제 땅콩, 조제 팥, 그리고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는 열대과실과 한약재 등도 중국산으로의 소비대체 효과에 의해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농식품이라는 것이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일지라도 다른 것을 많이 먹으면 국내산 농식품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양한 기후대의 큰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훨씬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더욱이 저렴한 노동 및 토지 비용으로 인해 대부분의 주요 품목에서 높은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FTA가 체결되지 않은 지금도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여 우리나라의 대중국 농림축산물 무역수지는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대중국 농림축산물 수출액이 2009년 4.2억 달러에서 2013년 9.5억 달러로 크게 증가하였으나 수입액이 같은 기간 동안 28.2억 달러에서 47.1억 달러로 증가하여 적자 규모가 2009년 24억 달러에서 2013년 37.7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이렇게 현재도 한·중 농산물 교역은 전적으로 한국의 수입구조라 할 수 있다.
전체 농산물 중 국내에서 주로 생산되는 대부분이 초민감품목으로 분류되어 농업부문을 상당히 보호하는 결과를 얻었으나 한-중 FTA는 한국 농업이 개방체제에 완전히 편입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한-중 FTA 체결로 농축산물 수입액 중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비중이 기존 64%에서 80%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따라서 아무리 낮은 개방 수준의 FTA라 할지라도 중국과의 FTA 타결은 한국 농업에 큰 위협요인임에 틀림없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한-중 FTA 협상 결과를 반영하여 빠른 시일 내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근거한 피해 보전대책을 포함하여 우리 농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양국 간 FTA체 결로 발생하는 농업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 그리고 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여 농업계의 위기감과 우려를 줄여줘야 한다.
우선 조만간 이루어질 한-중 FTA 협정 발효와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가능성 등 전면적인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비하여 FTA 협정 체결 시마다 피해를 보는 품목별로 보상을 해주는 대책 마련을 지양하고, 미국, EU, 일본, 스위스 등 선진국의 경우와 같이 단계적으로 국가 농정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포괄형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존의 개방 피해 품목 중심의 개별적, 임시방편적 농업 피해 지원이 아닌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한다는 차원에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농업지원제도의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한-중 FTA 체결 이후 본격적인 농산물 무역자유화 확대 추세는 불가피하게 한국 농업부문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차원에서 무엇보다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노력과 동시에 품질이나 유통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품질고급화와 유통효율화가 요구된다. 실제 우리 농업 여건에서 가격경쟁력 증진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농업의 지속적 발전은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품질 및 유통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아울러 한-중 FTA 체결은 상대국인 중국의 농식품 시장도 개방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종자, 비료, 농약 등 농자재, 농기계, 사료 및 농식품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크다. 특히 중국은 지속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있어 세계 주요 농식품 수입시장으로 부상 중이고, 우리나라와 가장 거리가 가까운 나라로서 한국산 농식품을 수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이미 거대한 농식품 수입국으로 2004년 이후 농식품 순수입국으로 전환되었다. 특히 중국의 농식품 수입은 경제발전으로 인한 소득 증가, 인구 증가와 도시화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최근 중국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 증대는 우리 농식품을 중국에 더 많이 수출할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농식품의 대중 수출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전략 마련에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한-중 FTA 체결과 같은 농산물 개방 확대로 인한 파고를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의 든든한 국내 소비자의 신뢰와 국민의 애정 속에 한국 농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한-중 FTA 타결이 우리 농업의 체질을 한 단계 더 강화시키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한 기반구축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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