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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과농업 | 한국농업 위기의 실체와 도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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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4-06 16:28 조회1,7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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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 위기의 실체와 도전과제
 
성진근(농경제 64)
 
 
I. 농업 위축의 진행과 인식의 갈등
 
근대화·산업화에 의한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을 거쳐 온 지난 50여 년 동안 농업부문의 과도한 위축이 진행되었다.
농업생산액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2%(1970)에서 2.1%(2013)로, 농가인구의 비중은 44.7%에서 5.7%로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 결과, ‘농업은 돈 되지 않는 산업’이고 농촌은 ‘떠나지 못해서 남은 사람들이 사는 땅’이란 인식이 형성되었다.
 
물론 선진국들도 경제성장과정을 거치는 동안에 예외 없이 농업부문의 위축을 경험하기는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최소한 2배(100년)이상의 기간에 걸쳐 서서히 위축되었기 때문에 산업사회가 훨씬 부드럽게 산업구조조정에 적응할 수 있었다.
20세기 말(1995) 타결된 UR협정과 연이어 진행된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한 시장개방도 한국농업의 위축을 강요해 왔다.
개방 폭의 확대로 국내농산물가격은 수입농산물가격을 천정가격(Ceiling Price)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농업소득도 계속하여 떨어졌다.
최근 10년간(2003~2013) 호당 농업소득은 2006년의 12,092천원을 정점으로 2013년에는 10,035천원으로 떨어짐에 따라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 비중 역시 41.6%(2004)에서 29.1%(2013)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업 위기의 단면은 농업 인력의 양적·질적 저하에서 드러난다.
최근 10년간 농림어업 취업자의 22%가 감소했으며 2013년 현재 전체 취업자 1,528천 명 중에서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60.9%인 반면에 40세 이하의 청년층 취업자는 6.6%에 해당하는 101천명이고 30세 이하는 37천명뿐이다.
 
한국농업의 위기의 또 다른 단면은 농업구조혁신을 위한 투자부족에서 드러난다.
정부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시장개방에 대응하여 다양한 농업지원대책을 수립하고 이 대책의 추진을 위하여 김영삼 정부 42조원(1992-1998), 김대중 정부 45조원(1999-2002), 노무현 정부 119조원(2003-2013) 등의 막대한 재정투융자를 시행해 왔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계획기간에 집행된 농정관련 예산총액을 합해서 제시된 의미 없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
막대한 농업투융자사업이 집행되고 있는 동안에 농정예산이 정부 전체예산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2000년)에서 6.2%(2005년), 5.9%(2010), 5.4%(2013)로 계속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지난 10년간 자유무역협정(FTA)의 동시다발적인 체결에 의해서 시장개방이 본격적으로 확대되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이 기간의 농정예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국가전체 예산의 그것에 비하여 절반 수준을 밑돌았다는 사실은 심각한 농업위축이 정책적 방조상태 하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천문학적인 투융자에도 불구하고 농업부문의 위축은 계속되고 있으므로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농업투자 무용론이 큰 세(勢)를 이루고 있다.
반면에 시장에 반영된 가치만으로 평가되지 않은 공익적 기능을 농업이 생산하여 국민경제에 무보수로 공급하고 있으므로 최소한도 규모 이상의 농업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투자가 증가해야 한다는 농업계의 주장도 여전하다.
 
최근 들어서 ICT 기술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에 의한 창조경제를 통해서 농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바꾸어낼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농업은 쇠퇴산업이란 현실과 미래성장산업이란 주장이 뒤엉키고 있는 것이다.
 
과연 한국농업이 미래성장산업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II. 자본주의의 위기와 농업의 성장산업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동반침체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양적완화(화폐무한공급)정책에 의한 금리인하를 선진각국은 경쟁적으로 시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의 “돈이 돈을 만들어 내는 이익창출시스템”이 고장이 난 것이다. 돈은 흘러넘치는데 마땅히 투자할 데가 보이지 않는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기업마다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가운데 이자율이 점차 떨어지더니 급기야는 마이너스 금리시대마저 열리고 있다.
자본의 힘이 무력해지고 있는 자본주의 역사상 초유의 위기를 농업성장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농업미래성장산업론의 주장 배경이다.
 
농업부문의 자원이용 구조는 비농업부문에 비해서 여전히 토지와 노동집약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건 변화에 의해서 값이 싸진 풍부한 자본을 농업부문으로 끌어들여서 농업부문이 고용하고 있는 값비싼 토지 및 노동자원과 대체시킨다면 농업의 낮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향상시켜서 성장산업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의 힘이 무력해지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가 역설적으로 농업성장의 가능성을 크게 하고 있고 농업성장을 통해서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Momentum)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대 초반의 농업자본생산성(0.53)은 1990년대 초반의 제조업자본생산성(0.50)보다 높다.
예컨대, 토마토의 온실단위면적당 생산량(kg/㎡)이 자동화첨단유리온실은 60으로 비닐온실의 6.6보다 9.1배나 높고, 품질 면에서도 상품(上品)의 비율이 90%로 비닐온실(50%)보다 1.8배 높다. 만약 값(이자)이 싸진 자본이 유입되어 들판의 비닐온실을 첨단유리온실로 대체시킨다면 농업의 생산성이나 농가의 수익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고 농산품의 수출상품화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므로 농업성장 산업화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값비싼 자원인 토지와 노동을 값싸진 자본으로 대체시키는 자원결합구조의 혁신이다.
토지와 노동집약적인 현재의 농업구조를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구조로 바꿔내야 농업부문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향상되어 성장산업화될 수 있다.
경기침체 타개 목적과 증가하는 복지수요에 재정수요는 날로 커지고 있는데, 세수는 줄고 있어 재정적자가 늘고 있다.
만약 재정자금의 농업부문 투입이 여의치 않다면 민간부문에서 유휴되고 있는 풍부한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물길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외국자본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서 세계 각국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심지어는 땅(공장부지)까지 공짜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거울삼아 민간의 유휴자본을 농업투자로 유도하기 위한 유인적 시책을 개발해야 한다.
 
다음으로 농산업화를 이끌고 나갈 경영주체 형성에 나서야 한다. 대부분의 고령화된 가족농의 영세경영체제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능력이나 동기자체마저 아예 없다. 이들을 대신하여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이끌고 나갈 농산업화 경영주체를 형성해내야 한다.
중국정부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영세한(평균 0.5ha)규모의 농가와 파트너가 되는 조직으로 용두기업(龍頭企業)과 중개조직 [공소(供消)합작사: 우리의 농협 또는 품목협회]을 제 11차 5 개 년 계획(2006~2011)부터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농산업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우리나라 농협도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바람직한 수준의 투자와 경영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틈새를 대기업의 자금과 경영능력의 유치로 메워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부 농민단체들의 소위 「골목상권」논리를 수정해서 농업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터야 한다.
 
예컨대 동부그룹의 화옹간척지 유리온실사업은 농민단체의 소위 “우리끼리” 해먹는 골목상권 논리에 막혀서 몇 년째 아까운 시설을 유휴시키고 있다. 온실사업의 중단으로 인근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고령농민들의 일자리 하루 60개(일당 5만원)가 한꺼번에 날아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기업이 마련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은 농가소득보다 1.6배나 많다. 그러므로 기업의 남아도는 돈을 끌어들여 농민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농업계가 힘 모아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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